2008년 5월 12일 월요일

기업이 주목해야 할 '빅 씽크' 전략

기업이 주목해야 할 '빅 씽크' 전략

[북데일리] ‘체험마케팅’의 대가로 불리는 번트 슈미트. 그는 누구보다 한국을 잘 이해하는 외국인 경영학자다. 15년간 한국을 방문한 횟수는 무려 50번 이상. 최근까지 연세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겸임했고 현재는 삼성, 롯데, 아모레퍼시픽 등의 경영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빅씽크 전략>(세종서적. 2008)을 펴냈다. 여기서 ‘빅싱크’, 즉 ‘큰 생각’은 세상을 바꾸고 시장을 놀라게 하는 창조적이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뜻한다.
슈미트 교수는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트로이 목마’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아가멤논은 트로이 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갔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성벽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이를 해낸 건 오디세우스였다. 그는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트로이에 선물로 줬다. 병사를 숨긴 채였다. 밤이 되자 병사들이 목마 밖으로 나왔고 성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큰 생각으로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낸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일이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한다. 그는 큰 생각으로 성공을 이끈 대표적인 기업으로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만든 애플, 유기농 식품 판매의 선구자 홀푸드. CEO와 CMO(최고마케팅책임자)를 상대로 최고급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 IBM, ‘진정한 아름다움‘ 광고로 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유니레버, 오페라의 이미지를 바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단 등을 꼽는다.
이와 반대 상황에 처한 기업으로는 코닥, 제록스, 리바이스, AOL 등이 있다. 그는 이들 모두 복지부동, 편협한 시각, 위험 회피, 단기 목표와 같은 ‘스몰 씽크’, 즉 ‘작은 생각’에 매달려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빅 씽크 전략 6단계’로 설명한다.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먼저 단순한 분석 도구를 뛰어넘어야 한다. 새로운 관계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겉보기에 무관한 것 같은 개념들을 연결해 새로운 연관성을 찾아야 한다. 다른 업종의 최우수 사례도 참조해야 하고 업계 내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동시에 현재라는 시간 틀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또 아이디어가 조직 내부에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이디어 발굴 과정에 반드시 고객을 참가시켜야 한다.
▲아이디어 평가하기
1단계에서 찾아낸 다양한 아이디어 중 좋은 것을 선택하는 단계다. 이때 회사 내 소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평가를 맡기면 안 된다. 이런 게 바로 작은 생각 방식이다. 가능한 참여범위를 넓혀야 한다. 다음에는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또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아이디어를 평가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
선택한 아이디어를 전략으로 바꾸는 단계다. 이 때 상반, 통합, 핵심, 초월전략 등 4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상반은 기존 사업전략을 완전히 뒤집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가 고급차에 집중하고 있을 때 폭스바겐이 미니 쿠퍼를 내세워 성공한 예가 대표적이다. 통합은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 전략이다.
핵심은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검색에 초점을 맞춰 성공한 구글이 좋은 예다. 초월전략은 아이디어를 극한까지 몰고 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전략이다. 예로 버진그룹의 ‘우주여행’계획을 들 수 있다.
이런 4가지 방법은 따로 움직이면 안 된다. 오케스트라의 화음처럼 동시에, 또한 악보를 그리듯 계속 수정하며 진행해야 한다.
▲빅 씽크 실행하기
큰 생각 전략을 실행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마치 배를 산으로 밀고 가는 것처럼 말이다. 조금이라도 쉽게 움직이려면 먼저 조직원들의 꿈에 파고들어야 한다. 또 조직 전체를 전략에 맞게 뜯어 고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빅 씽크 이끌기
리더십이 중요하다. 큰 생각 프로젝트를 맡을 배짱, 이를 뒷받침할 열정. 마지막까지 포기 않는 끈기를 갖춰야 한다. 또 꾸준히 동기를 유지하려면 여러 전문가와 상담하고, 직업과 사회생활이 다양한 모임에서 활동해 자극을 받아야 한다.
▲빅 씽크 유지하기
큰 생각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만 성공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큰 생각을 기업의 심장에 박아둬야 한다. 그러려면 큰 생각 두뇌를 가진 직원들이 필요하다. 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어린이들처럼 흥분하며 눈이 빛나는 사람들이다.
이를 양성하려면 조직의 장벽을 허물고 서로 마음을 터놓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한다. 또 일을 놀이로 여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빅 씽크 전략>은 한국 기업인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세계적 기업들에 비해 세계 시장 선도력이 약한 국내 기업이 귀담아둘만한 전략이 가득하다. 저자와 한국과의 깊은 인연 때문인지 한국 사례가 여럿 보이는 점도 눈길을 끈다.
[북데일리 제공]

댓글 없음: